2010년도 의원급 수가, 약제비 절감을 조건으로 한 3%인상.
'양날의 검'을 쥐어 든 개원의들은 이번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협상 실패 패널티 벗고 3%인상, 성공"
일단 자율협상에 실패한 이후 건정심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패널티 없이 3%의 수가인상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이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신모 원장은 "올해도 협상이 결렬돼 1%대에서 머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높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B소아청소년과 이모 원장도 "수가협상에 실패하고 수가인상에 성공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는 다음 수가협상을 유연하게 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남도의사회 관계자는 "사실 개원가의 현실에 비춰볼 때 3%인상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패널티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협 집행부의 노력을 인정해줄 만하다"고 했다.
"약제비 절감 조건, 말도 안돼" 지적
반면, 약제비 4천억원에 대한 절감대책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의협이 이번 협상에서 짚어든 사과는 '독이 든 사과'일수도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C내과의원 김모 원장은 "조건이 걸려있는 3%인상이 무슨 소용이며 4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협상결과에 대해 약제비 절감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정도라면 모르지만, 조건을 내걸고 지키지 못할 경우 패널티를 물을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서의 협상은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덧붙였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독약으로 잔치를 하느니 안 하는게 낫다"며 "미래를 알 수 없는데 수가협상을 조건을 걸고 한다는 게 말이되는냐"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앞으로 의협의 행보가 중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의협이 어떻게 홍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약제비를 절감한다는 이유로 회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오히려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으므로 어떤 방법으로 회원들을 설득할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개원의는 "약제비를 줄이는 데에는 감성적인 홍보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약제비 절감은 의원급 보다 병원급 중심으로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