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들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A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책임연구원은 최근 '제약기업의 발전을 위한 M&A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원활한 M&A를 위한 팁을 제시했다.
윤 연구원은 1일 " 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로 제약산업은 거침없는 성공을 지속할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며 "1990년대 이후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식약허가수는 그에 비례해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고령화 등으로 인한 약제비 증가로 정부는 약가를 더욱 강하게 규제하고 제네릭 제품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제약기업들은 최근 몇년간 더욱 더 생존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R&D에 투자하고 싶어도 대내외적인 압박으로 제네릭 생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는 것이 윤 연구원의 지적.
이에 따라 윤수영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방안으로 적극적인 M&A 방법을 제시했다.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회사를 M&A하고 합작기업 등을 만드는 제휴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수영 연구원이 좋은 예로 든 것은 화이자. 화이자는 2000년 워너 캠버트를 인수해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리피토를 확보해 큰 경쟁력을 갖게 됐다.
또한 2003년 파마시아를 인수하면서 또 다른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쎄레브렉스를 독점할 수 있었으며 마케팅 역량이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결과로 화이자는 12개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갖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세계 9위의 제약사인 와이어스를 인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경 부터는 제약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GMP기준 선진화와 품질관리요구는 수백억대의 자본투자가 필요하지만 선별등재시스템과 강력한 약가통제로 국내 제약시장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윤 연구원은 "국내 제약기업들이 사업모델을 확장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체 R&D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기업들의 규모로는 이를 실현하기 힘들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A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차별성이 없는 기업끼리의 합병은 의미가 없으며 R&D, 마케팅, 생산 등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강점을 가진 회사를 선택, 명확한 의도로 M&A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