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의 간암치료 성적은 뛰어나지만 임상연구 활성화를 통한 치료 표준화와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게 과제다.”
서울아산병원 간암센터 임영석(소화기내과) 교수의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초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바이엘이 후원하는 ‘간암 치료 거점 교육센터’로 지정받아 최근 중국과 인도, 태국 등에서 온 간암 전문의 20여명을 대상으로 3일간 연수 교육프로그램(PATH: Program for the Advancement of Therapy in Hepatocellular Carcinoma)을 진행했다.
PATH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의대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세계 최고의 간암 치료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의 간암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정도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PATH로 지정받기 위해 병원 간암센터 의료진들을 바로셀로나의대에 파견해 진료시스템 등을 비교 검점하기도 했다.
임영석 교수는 “실제 바로셀로나의대를 방문해본 결과 학술적인 임상연구 토대가 잘 구축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교수는 “바로셀로나의대의 경우 근거중심의학에서는 우수했지만 실제 진료수준이나 시설 측면에서는 우리가 우수했다”면서 “이 때문에 바로셀로나의대의 간암 가이드라인을 서울아산병원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못 박았다.
일례로 간이식은 서울아산병원이 연간 300례에 달하지만 바로셀로나의대는 30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간암센터장인 이승규 교수의 간이식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고, 생체간이식은 독보적이다.
임 교수는 “바로셀로나의대는 우리에 비해 임상연구를 통한 진료가이드라인은 우수하지만 진료 수준은 서울아산병원이 뛰어나다”면서 “PATH 지정을 계기로 우리가 앞으로 간암 임상연구를 중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간암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를 강화해 근거중심의 진료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비로소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감암센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PATH는 아시아권 간암 전문의들에게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수준을 알리고, 전반적인 의료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도 있지만 임상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전초 작업”이라면서 “이를 통해 치료의 증거를 축적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진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PATH 프로그램은 간암 치료와 관련된 항암치료, 수술 술기, 방사선요법 등 최신 기법을 전수하는 것으로 서울아산병원 간암센터내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의 모든 의료진이 참여한다.
그만큼 여러 진료과 의료진들이 치료방침에 대해 합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그간 간암센터는 매주 전체 의료진이 참여하는 튜머 보드를 통해 치료 방침을 결정해 왔고, 진료과의 벽을 뛰어넘는 이런 축적된 팀웍이 PATH를 진행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라고 환기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