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성형외과) 부원장은 20여년간 국내외 얼굴기형 어린이 5000여명을 무료 수술해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적십자박애장 은상을 수상했다.
백롱민 부원장은 9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능력이든 기술이든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을 배려하는 건 당연한 건데 상을 받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백롱민 부원장은 1983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30~50명의 국내 얼굴기형 어린이들을 무료 수술해 주고 있다.
또 1996년부터 베트남을 순회하며 14년째 구순구개열, 악안면기형 등을 가진 어린이 2700여명을 수술해 주면서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린다.
그는 올해 6월에도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을 포함해 39명으로 구성된 무료 수술팀을 이끌고 8일간 베트남 탄호아 지역에서 얼굴기형 어린이 250여명을 시술했다.
의대 교수로서, 의사로서 한번에 1주일 이상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에 그는 매년 휴가를 신청해 이 일을 하고 있다. 14년째 휴가를 해외 의료봉사에 쓰고 있는 셈이다.
그는 한번 나갈 때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5~6개 수술장을 잡아놓고 매일 많게는 하루 30명까지 수술할 정도로 혼신을 다하고 있다.
“얼굴기형 수술은 단순히 기형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마음의 상처까지 함께 치료해 주는 것이다.”
그가 20여년간 치료비가 없는 얼굴기형 어린이들을 무료로 수술해 주는 이유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세민얼굴기형돕기회는 이런 환경에 처한 국내외 어린이들을 수술해 주고, 저개발국가에 의약품과 의료장비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해 오고 있다.
그는 “의사로서 베푼다거나 의료봉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건만 되면 이런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10여년 전부터 베트남 성형외과 의사들을 초청해 장기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의사들이 미국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온 게 의료의 초석이 된 것처럼 한국에서 수련을 받은 베트남 의사들이 자국 의료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그는 “백세민 선생께서 늘 의료봉사를 하라고 교육했고, 그런 가르침이 해외 의료봉사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백롱민 부원장은 이 외에도 대한성형외과학회(이사장 김석화)가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수술을 해 주는 성형봉사에도 열성을 다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고, 환자가 없는 의사는 상상할 수 없다. 무엇보다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가 되라.” 그가 늘 전공의들에게 주문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