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전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선행을 베푼 환자의 사연이 훈훈한 미담으로 화제이다.
9일 국립의료원(원장 강재규)에 따르면, 지난달말 외과 김종흥 부장에게 맹장수술을 받고 퇴원한 노년의 김 모씨(여)가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200만원과 애절한 사연을 담은 편지 한 통을 전달했다.
그는 ‘강재규 원장님’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꿈 많은 소녀가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여 있었다”면서 “당시 국립의료원에 입원하면서도 죽을 각오를 했지만 스칸디나비아 의사들과 유 과장님 및 간호사님들의 배려 속에 다시 생명을 시작하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김모씨는 “26병동 베란다에서 많이도 울며 고민 속에 한달 6일 뒤 퇴원 하면서 고마우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보내야지 마음먹은 것이 어느덧 40여년이 흘렀다”며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의료진에게 미안한 감정을 피력했다.
그는 “이제 늙어가면서 작고 소박했던 어린 소녀의 기도를 챙기려 한다”면서 “국립의료원 원장님을 비롯한 많은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기도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감사의 뜻으로 현금 200만원을 기부했다.
맹장수술을 담당한 김종흥 부장은 “회진 때 점잖게 계신 분으로 일상적인 대화와 인사만 나눴을 뿐 기부했다는 얘기는 퇴원 후에 들었다”면서 “점차 기부하는 사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는 점에서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립의료원은 김모씨가 전달한 성금을 천사후원회를 통해 어려운 환자의 치료비로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