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0년도 레지던트 전기모집이 마감됐지만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일부 전문과목들의 부진은 여전했다.
특히 지난 7월 수가인상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흉부외과와 외과의 지원률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수련병원들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레지던트 모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흉부외과는 76명 모집에 30명이 지원해 0.39대 1로 마감했다.
지난해 0.23대 1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아진 수치지만 기대에는 한참 못미친 듯 하다.
외과는 더욱 심각했다. 305명 모집에 145명 밖에 지원하지 않은 것. 결국 지난해 0.53대 1로 마감됐던 것에 비교하면 오히려 더 떨어진 수치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더욱이 일부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월급을 300~400만원씩 인상했음에도 단 한명도 지원자가 없는 참담한 결과가 나와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수가인상이 결정됐을때만 하더라도 흉부외과, 외과 과장들은 물론, 수련병원들도 전공의 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일부 대형병원들이 앞다퉈 전공의 월급을 수백만원씩 인상하자 양극화가 일 수 있다며 갈등이 있었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첫번째 맞은 레지던트 모집에서 이같은 분석들은 그리 맞아떨어지지 못했다.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전공의 수급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있다. 전공의 월급을 인상하고 교원을 적극적으로 충원함은 물론, 당직시스템 등 근무조건을 바꾼 병원들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국 수련병원 4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개 병원이 흉부외과, 외과 수가인상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조차 없었다고 한다. 특히 여기에는 명문 국립대병원도 포함돼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 병원들의 주장은 한가지다. 대형병원에 비해 수가인상분이 적어 활용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불과 2~3명에 불과한 전공의들의 월급을 올리는데 필요한 돈은 1천만원선에 불과하다.
이것이 과연 이들 병원에 할당되는 수가인상 금액이 1천만원이 되지 않는지 묻고 싶은 이유다. 또한 그렇다면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전공의 수급책을 고민한 적은 있는지 궁금하다.
전공의 수급방안을 짜라고 만들어준 국민들의 세금을 은근슬쩍 병원 호주머니에 넣고서 지원자가 없다고 투덜대는 것이 인정받을 수 있을지 반추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