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도매상과 전남대병원 J모 교수 간 리베이트 거래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이 지역 의료기관 키닥터와 업체 간 구조적 리베이트 관행을 건드리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지역 의료계와 업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전남대병원 의약품 입찰과 관련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로 H도매상과 이 병원 외과계 J교수의 연구실을 지난달 압수수색한데 이어 이 지역 주요병원 스태프와 도매상, 제약회사로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조선대와 광주기독병원 일부 스태프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제약회사 관계자들도 줄소환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의사회 한 고위 관계자는 "전남대병원은 물론 조선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일부 스태프와 제약사 직원들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는데,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대병원 고위 관계자도 "일이 커지는 것 같다. 그쪽(전남대병원 일반외과)에서 '관행적인 일인데 왜 우리만 조사하느냐'고 진술해 수사가 확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이 개별적으로 불러 조사하기 때문에 누가 조사를 받는지, 얼마나 받았는지 알 수 없어 머리를 싸매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의사 뿐 아니라 H사, S사, B사 등 제약사 관계자도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얼마 전 한 제약사 지점장이 찾아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으며,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얘기했다"며 "광주에서 영업하는 도매상과 제약사 전체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죽겠다고 하소연하더라"고 귀띔했다.
도매업계 관계자도 "리베이트 사건이 광주 전남 전 도매상과 제약사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지역 업계가 바짝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외과 교수는 "지인이 얼마 전에 올라와서 지금 광주가 난리라고 하더라"면서 "원래 지방은 도매상들이 키닥터를 잡고 입찰을 따내는 관행이 있어 도매상을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터지곤 한다"며 "이번 사건도 그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