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가 요양병원에 대해 입원료 차등제 개정, 의사 및 간호사 인력기준 강화, 약사 의무 고용 등의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자 병원 경영난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자 일부 병원장들은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김덕진)는 19일 제6차 이사회 및 송년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복지부가 지난달 요양병원 인력 및 시설기준을 강화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을 두고 성토가 이어졌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요양병원은 외래환자 3인을 입원환자 1인으로 환산해 의료인(의사, 한의사) 정원을 갖춰야 한다. 간호사 역시 외래환자 12인을 입원환자 1인으로 환산해 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또한 모든 병원은 약사를 1인 이상 둬야 하며, 100병상 이하인 요양병원은 주 16시간 이상 고용해야 한다.
이사회에 참석한 모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외래환자를 입원환자로 환산하면 병원 안에 의원을 개설하는 편법이 판을 칠 것”이라면서 “일당정액수가제도를 만들 때 외래환자를 포함시키지 않은 만큼 이렇게 하려면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요양병원 관계자도 “정부 정책대로 하면 결국 외래를 보지 말라는 것이고, 진료거부사태가 올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더라도 노인환자들이 외래진료를 받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실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입원료 차등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의사, 간호사를 늘려야 하는 불이익이 발생한다”면서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경영난만 초래하는 상황이라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진 회장도 “협회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도 정부는 이미 정해놓은 대로 가고 있어 울분을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요양병원의 외래환자가 6.9명에 불과한데도 정부가 잘못된 제도를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 회장은 “입원료 차등제, 의료 인력 강화, 약사 의무 고용, 요양병원 입원 적정성평가 등에 대해 자존심도 많이 상한다”면서 “한국 노인의료의 발전을 위해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고, 요양병원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들은 간호부장 등 간호감독 인력을 간호인력 산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복지부 방침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병료 급여화에 대해서도 요양병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윤해영 부회장은 “요양병원에 있어 간병료 급여화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요양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요양병원은 이달 11일 현재 770개로 집계됐으며, 협회 회원병원은 142개에서 지난 5월 김덕진 회장 취임 이후 313개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