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낙태시술 되나요?"
최근 산부인과 병·의원에 낙태시술 문의 건수가 크게 늘었다. 일부 산부인과 개원의들의 외침에서 시작된 불법낙태 근절운동이 먹혀들고 있는 것.
12일 산부인과 개원가에 따르면 대형 산부인과는 물론 동네 분만 산부인과 상당수가 불법 낙태근절에 동참하면서 낙태시술을 중단하자 다급해진 산모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산부인과병·의원에는 하루에도 낙태시술 관련해 4~5통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A산부인과 김모 원장은 "산모가 찾아와 낙태를 요구하는 경우라도 일단은 충분히 양해를 구하고 거절하고 있다"며 "환자의 말을 빌리면 인근의 산부인과 여러 곳을 찾았다가 모두 낙태시술을 안한다고 해서 전화로 알아보고 있다더라"고 말했다.
이는 동네 산부인과병의원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의사회 등 기관들도 마찬가지.산부인과병·의원은 물론 산부인과의사회, 프로라이프 의사회에도 산모 및 회원들의 문의전화는 이어지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일단 대부분의 회원들이 낙태시술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함께 낙태시술 관련 문의가 급증,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묻는 회원들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최안나 대변인은 "낙태시술 제보접수를 받기 시작한 지 불과 몇일이 지났는데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특히 부산, 진주 등 지방 산부인과들은 낙태근절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앞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진작에 시행됐어야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개원의들은 계속되는 환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낙태근절을 위해 산모들의 요구를 뿌리쳐야 하는가를 두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B산부인과 박모 원장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동료의사가 '고등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와 낙태시술을 해달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느냐'라며 올린 글을 읽고 나 또한 고민에 휩싸였다"며 "산부인과 의사로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맞는 것이지를 놓고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과연 낙태근절과 관련해 이를 대책없이 막기만 해도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