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레지던트 추가모집에서도 일부 대형병원과 인기과만 지원자가 몰리는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전공의를 뽑지 못한 병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수련병원들은 4년이상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수련병원 자격을 잃을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들 병원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17일 2010년도 전공의 모집 마감결과를 바탕으로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확보현황을 조사한 결과 일부 수련병원이 4년 이상 레지던트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A병원은 4년간 흉부외과 전공의를 한명도 받지 못했지만 이번 추가모집에서도 결국 전공의를 확보하는데 실패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았다.
지방의 B병원도 현재 흉부외과 전공의가 한명도 없는 상태며 C병원은 산부인과 전공의가 4년간 전무한 상황이다.
D병원 흉부외과도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병원은 특히 지난해 겨우겨우 한명의 전공의를 받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수련을 포기하고 병원을 나가 답답한 마음을 표출하고 있다.
현재 수련병원 자격기준에 따르면 4년 이상 전공의를 받지 못하면 수련병원 자격이 취소될 수도 있기에 이들 병원들은 골머리를 써가며 대안을 찾고 있는 상황.
D병원 수련교육 담당자는 "지난해 1명의 전공의를 받아 기뻐했는데 결국 수련을 포기해 답답한 상황"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4년이 아니라 7년이 넘게 전공의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물론 규정에 따르면 수련병원 자격이 취소되는 것이 맞지만 정원을 조정하고 병원협회와 협의해 가며 위기를 넘겨왔다"며 "하지만 이번에 월급 150만원 인상이라는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답답하기는 대한병원협회와 해당 학회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진료과목별, 수련병원별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알기 때문에 규정에 맞춰 칼날을 들이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대한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일부 전문과목에 대한 전공의들의 기피현상은 원칙적인 이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병협도 이같은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빠져버린 만큼 기피과 해결은 병원계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 수련병원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강구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