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상당수가 불법낙태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단속보다는 피임교육 및 효과적인 피임법 소개 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불법 낙태 근절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산부인과의사회가 18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불법낙태 근절을 위해 '단속'을 꼽은 이들은 13%에 그친 반면 '피임교육'은 78%, 효과적인 피임법은 69%로 높았다.
이는 산의회가 지난 12월 7일부터 1월 6일까지 한달간 '와이즈우먼의 피임 및 생리이야기(www.wisewoman.co.kr)사이트 방문 여성 12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불법낙태 근절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피임교육과 정확한 피임 방법'이라는 답면이 78.4%로 가장 많았고, 이어 45%가 '출산 양육과 관련된 사회적 지원'을 31%가 '순결의식과 생명존중에 대한 윤리교육'이라고 답했다. 반면 단속강화는 13%에 그쳤다.
또한 불법낙태를 줄이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교육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69%가 '정확한 피임방법'을 택했고, 14%가 '임신중절로 인한 합병증과 부작용에 대한 정보'라고 답했다. 반면 '여성의 순결 강조'를 택한 이들은 0.9%로 매우 낮았다.
그러나 막상 대부분의 여성들은 실질적인 피임교육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도움이 되는 성교육을 받은 곳이 어디냐'라는 질문에 51.3%가 '인터넷 이나 친구'라고 답했으며 16.5%가 '학교 선생님'을 10.1%가 '병원이나 의사'를 꼽아 병의원을 통한 피임교육은 저조했다.
특히 '불법낙태 근절을 위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도 근절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58.5%로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불법낙태를 쉽게 생각하는 인식 변화를 위해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1.4%로 뒤를 이었고, '음성화된 불법 낙태를 합법적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37.7%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또한 '단속과 처벌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은 15%로 낮았다.
이에 대해 산의회 측은 "임신중절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하지 않은 사회병리 현상이며, 단시간 내에 단속과 처벌을 통해 해소되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사회의 윤리의식, 경제수준, 제반시설, 교육 및 보육 시설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변혁을 이뤄야 호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학생과 일반인 상대 교육 및 진료 상담 등을 통한 꾸준한 사회참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