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의사수가 기업당 많게는 10명이 넘는 다국적제약사와는 달리 국내제약사에 근무하는 의사는 없거나 한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제약사에 근무하는 약사수는 의사수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3일 현재 <메디칼타임즈>가 국내 상위 12개사의 재직 의사수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12개사의 재직 의사수는 총 8명으로 기업당 한 명꼴도 안됐다. 그나마 4명의 의사를 보유한 한독약품을 제외하면 11개사에 의사수는 4명에 불과했다.
한독약품은 전략연구개발분야에 4명의 의사를 둬 가장 많았다.
김철준 박사(서울의대)가 대표이사를, 장우익 박사(연세의대) 중앙연구소장을, 박문화씨(북경의대)가 메디컬 디렉터를, 문승현씨(연세의대)가 사업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한독약품 김철준 대표이사는 "한독의 의사채용은 신약 개발과 과학적 마케팅에 있어 의사들의 전문성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기인했다"며 "신약개발은 질병에 대한 깊은 지식에서 시작되며, 마케팅 역시 임상적 자료의 이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한 "회사의 주요 고객인 의사와 환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네트워크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엿다.
동아제약(강신호 회장), 녹십자(의학정보팀 1명), 중외제약(김봉식 메디컬본부장), 보령제약(전용관 개발본부장) 등 4개사는 1명의 의사가 재직하고 있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LG생명과학, 제일약품, 일동제약은 재직 의사수가 없었다.
이와 달리 다국적제약사 주요 상위제약사인 GSK(12명), 노바티스(10명), 화이자(9명), BMS(7명), 사노피-아벤티스(6명), 바이엘쉐링(5명) 등은 상대적으로 국내사에 비해 재직 의사수가 많았다.
반면 국내사에 근무하는 약사수는 의사수와 견줘 크게 많았다.
동아제약은 12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미약품(91명), 대웅제약(86명), 유한양행(77명), LG생명과학(67명), 한독약품(65명), 일동제약(57명) 등 6개사는 50명이 넘는 약사가 근무 중이다.
이에 대해 국내 모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의사를 꼭 채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는 건 아니다"며 "(의사가 없어서) 업무적 누수가 발생하지 않을 뿐더러 약사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된다. (협력이나 외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약을 개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사 재직 의사수가 적은 이유로 의사 활용방안을 연구개발보다는 마케팅 쪽에 주안을 두기 때문이라는 일부 견해에 대해선 "의사나 약사 출신들이 반드시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들어 약사 출신 영업사원이 많은 것처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