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임인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불법낙태 혐의로 동료 의사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그 파장이 의료계는 물론 사회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일각에선 '잠깐 스쳐가는 소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눈길을 보냈지만 이미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이상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산부인과 일각선 "여성선택권 중요"
최근 산부인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낙태가 핫이슈. 같은 산부인과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외적으로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낙태술을 두고 여성의 선택권에 맡겨야한다는 여론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또한 최근 들어 상당수 산부인과가 낙태시술을 중단하긴 했지만 낙태술을 한 병원에 대해 고발조치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도 A산부인과 원장은 "나 또한 낙태근절 운동은 찬성하지만 그렇다고 동료 개원의들을 고발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매일 찾아와 낙태를 요구하는 산모와 마주해야 하는 산부인과 개원의 입장에서 무조건 되돌려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낙태근절은 산부인과 의사가 나서지 않으면 결국 해낼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도 팽팽히 맞선다.
이들은 낙태근절은 이번이 아니면 절대 이룰 수 없는 것으로 반드시 이번 기회에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며 프로라이프 의사회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역 산부인과 개원의는 "일부에선 경영난을 감수하며 낙태술을 하지 않고 있는데 몇개 병원이 낙태술로 환자가 쏠리도록 두는 것은 얌체짓"이라며 "지금은 다함께 힘을 모아야할 판에 나뉘면 안된다"고 했다.
낙태 문제, 사회적 이슈로 부각
이번 파장은 의료계 뿐만이 아니다. 여성단체는 물론 복지부도 이번 사안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낙태의 문제점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봄으로써 여론의 환기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프로라이프의사회의 고발 직후, 복지부 대변인이 "낙태는 중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한 사회적 과제"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는가 하면 여성단체들은 "여성이 낙태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반발의지를 내비췄다.
또한 실제로 고발 이후 프로라이프 의사회에는 낙태 관련 제보접수 및 문의전화가 늘어나는 등 즉각적인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프로라이프의사회가 제2, 제3의 고발을 준비하고 있어 낙태근절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프로라이프의사회 심상덕 회원은 "여성단체의 반대여론 등 낙태와 관련된 모든 의견이 대외적으로 발표됨으로써 논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으로 긍정적"이라며 "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됨으로써 전국민이 낙태의 문제점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