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9일부터 신종플루 국가접종대상을 일반인까지 확대함에 따라 앞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가접종을 해왔던 개원의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있다.
10일 개원가에 따르면, 발빠른 의료기관들은 질병관리본부측의 발표 이후 즉시 고가백신 반품처리에 들어갔다. 지금부터라도 값 비싼 백신(1인용 백신) 대신 19일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다인용백신을 접종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
앞서 상당수 개원의들은 1월 중순부터 민간 고가백신을 공급받아 일반인을 대상으로 3만원의 접종료를 받고 접종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국가접종 대상을 일반인으로 확대할 경우 접종료가 1만5천원으로 절반가격에 접종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 접종을 받지 않은 환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금까지 3만원에 접종을 해온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앞서 접종을 맞은 환자들의 민원이 우려되는 상황.
그나마 앞서 공급받은 민간 고가백신(1인용백신)을 반품처리한 의료기관은 나은편. 일부 의료기관 중, 백신공급시 반품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곳은 신종플루 고가백신 처리가 난감해졌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신모 원장은 9일 날짜로 예약된 환자들에게 사전에 연락을 취해, 상황을 설명하고 19일 이후로 다시 예약을 잡았다.
그는 "환자들의 민원이 불 보듯 보이는 상황"이라며 "환자들에게 자초지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뒤, 국가접종을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는 신 원장 뿐이 아니다. 앞서 일반인 사전 예약을 받았던 개원의들은 기존 고가백신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서초구 B내과 김모 원장은 "개인적으로 녹십자에서 일반인 접종하려고 1인용 백신이 받아놨는데 반품 안된다고 하면 어쩌느냐"며 "의료기관에라도 사전공지가 있었으면 대비했을텐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자칫 앞서 3만원에 접종을 받은 환자들의 민원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신종플루 예방접종은 시작할 때부터 시끄럽더니,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회원중에는 간혹 반품이 안되는 백신을 공급받은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고스란히 구매한 양만큼 그대로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가예방접종은 우선대상부터 접종을 시작해 차순위로 확대시켜나가는 시스템"이라며 "예상대로라면 일반인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접종률이 생각보다 떨어지면서 일반인에게까지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