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의료진이 편히 쉴 수 있게 대신 당직 근무를 하는 병원장도 적지 않다. 또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은 설 황금 연휴를 고향이 아닌 해외 오지에서 환자들을 돌볼 계획이어서 귀감이 되고 있다.
울산의 소망요양병원 손덕현 원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설 연휴 내내 당직 근무를 할 예정이다.
손 원장은 12일 “연휴를 맞아 모처럼 친지들을 찾아 뵙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지만 의사들이 고향에 가야 하니까 당직 근무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손 원장은 연휴 전에 미리 새해 인사를 드렸다.
그는 “설 연휴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보호자나 친지들에게 환자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노인들이 적적하지 않게 지역 청년회의 도움을 받아 윷놀이 행사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남의 실버캐슬요양병원 김대진 원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의사들이 고향에 가야하는데 당직 근무를 세우기가 미안해 이번 설에도 연휴 동안 병원에서 지내겠다고 자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까 연휴에도 면회를 오지 않는 보호자들이 많을 것 같다”면서 “홀로 설을 맞는 노인환자들을 위로해 주면서 지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많은 요양병원 원장들이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면서 “연휴에는 당직의사를 구할 수 없다보니 직원들을 편히 쉬게 하려면 대신 근무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원장 김영진)과 전남대 치과병원(원장 박상원)은 11일부터 18일까지 설 연휴 기간 방글라데시에서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편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단은 구강악안면외과 박홍주 교수, 전공의, 간호사, 치의학전문대학원, 의대 학생 등 35명이 참여했다.
해외의료봉사단은 구순구개열(언청이) 수술을 시행하고, 빈민지역에서 순회 진료를 펼친다.
오희균 단장은 지난 8년 동안 방글라데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2년 전부터 현지 치과의사 1명을 초청해 전남대 대학원에 다니도록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