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의 적절한 견제와 제어 속에 행해지는 메디코마케팅을 국내에 정착시키고 뿌리내리는 것이 목표다."
미국계 한국 법인 BMS사에서 메디컬디렉터(Medical Director) 직책을 맡고 있는 이창희 상무의 소신은 확고했다.
17일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이 상무는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 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후 지난 2000년(당시 와이어스)부터 제약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긴 시간을 제약의사로 활동하면서, 그가 가진 소신은 마케팅은 메디컬과 융화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약물) 마케팅은 메디컬의 도움을 받아 목표(매출)를 이룰 수 있지만, (약물에 대한) 근거 중심의 메디컬 견제가 없는 마케팅은 진정한 것이 아니다"고 규정지었다.
그는 "강화된 윤리의식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메디컬이 때론 특정 프로젝트를 중도 포기에 이르게 하는 등 마케팅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이것이 진정한 메디컬과 마케팅의 협력관계이자 견제관계"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이런 메디코마케팅의 실예로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를 꼽았다.
이 상무는 "이 약물은 출시 3년만에 연간 매출액이 7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처방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 약 하나에 4명의 의사가 붙여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데 주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만성 B형간염 질환 등은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까다로운 질환으로, 많은 정보와 근거 중심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메디코마케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메디컬 부문을 담당하는 제약 의사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소리다.
이 상무는 "제약계가 회사 내부적으로 '마케팅과 메디컬 조직의 건강한 협력관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왔다"며 "BMS도 메디컬 부서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기존의 제품 프로모션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메디컬 역할은 기존과 달리 ▲병원임상시험 지원을 통한 과학적 데이터 출간, ▲메디컬 자문 획득을 위한 간단회 주최, ▲최신 연구자료제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환자와 질병의 연구를 위한 의학적 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상무는 "메디코마케팅이라는 개념은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혼동스럽거나 오용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의사로써) 제품 마케팅을 과학적이고 윤리적이게 발전시켜 메디코마케팅이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