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월부터 혈전치료에 타 약제보다 값싼 아스피린을 먼저 사용하라는 약제비 절감 정책을 본격 시행하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앞으로 저가구매인센티브제, 기등재약 목록정비, 일반약 비급여전환 등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정부의 이번 움직임이 제약계를 덮칠 거대한 쓰나미의 시초가 아니냐는 반응이 일고 있는 것.
우선 보건복지부는 약제비 절감 방안의 일환으로 심혈관·뇌혈관·말초동맥성 질환의 혈전예방 및 치료에 아스피린만을 1차 약제로 한정했다.
값싼 아스피린을 먼저 처방, 오리지널, 퍼스트제네릭 등의 상대적 고가약 사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실제 혈전 치료에 쓰이는 '아스피린프로텍트정100mg' 약값은 약 80원으로, 기타 대표 항혈전제 약물 '플라빅스정75mg'(2168원), '플라비톨'·'플래리스'(플라빅스 1st 제네릭, 1734원), '프레탈정100mg'(711원) 등보다 크게 싸다.
단, 아스피린에 효과가 없거나 알러지 또는 위장관 출혈 등 심한 부작용이 있으며, 다른 항혈전제 1종은 허용키로 해 업계의 반발을 어느정도 잠재웠다.
업계는 정부의 이같은 행보에 긴장하며, 우려했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항혈전제 1차약제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며 "아스피린에 효과가 없으면 타 약제를 쓰라고 하는데, 이상이 생기고 타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국내외 의학적 근거자료를 고려했다고 하는데, (효능보다는) 타 약제보다 싼 아스피린 사용으로 건보재정을 메꾸려는 의도 밖에는 안 보인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국내 업계 관계자는 "항혈전제 개정 고시안은 저가구매인센티브제, 기등재약 목록정비 등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사안의 일부라는 점이 더 걱정된다"며 "업계에 산적해 있는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면, 업계의 붕괴는 자명해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