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복지부가 낙태근절 종합대책에서 낙태시술 의료기관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는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프로라이프의사회가 정부의 낙태시술 신고센터 운영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전혀 상반된 입장으로 주목된다.
산부인과의사회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복지부가 피임실천율을 높이고 낙태 상담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129콜센터를 운영하려는 것은 일방적인 관주도형 대책"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낙태근절 종합대책에 따르면 오는 7월까지 정부가 운영하는 129콜센터에 불법 낙태시술 의료기관 신고센터를 만들어 제보를 받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 같은 대책이 산부인과 의사집단을 잠재적으로 범죄 우려가 있는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이며 의료기관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낙태시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콜센터를 운영하려는 것은 의사의 사회적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것이라는 게 산부인과의사회 측의 지적이다.
또한 산부인과의사회 차원에서 불법 낙태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전국 중고교생 성교육·피임교육 실시 등 불법 낙태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사전 협의가 있어야 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현재 인공임신중절을 규정한 모자보건법의 기준이 사회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법 제도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사문화된 법 규정을 내세워 무조건 신고부터 받겠다는 것은 불법인공임신중절의 책임을 산부인과의사에게 전적으로 전가시키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와 유사한 감시체계나 기구의 존립을 고려할 경우 의사회와의 공조 및 협의하에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범법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모든 임신중절을 전면 중단토록 회원들의 뜻을 규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프로라이프의사회는 낙태시술 의료기관 신고센터가 기존에도 존재했던 것으로 과거와 달라진 게 없는 대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