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지난달 25일 협회 최고 의결기관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하고 저가구매 등 업계가 직면한 현안 타파에 나섰지만, 우왕자왕하고 있다.
저가구매인센티브제 저지 등에 대한 대응방안은 고사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비대위 위원장 선출조차 못하고 있는 것.
비대위는 지난 3일 첫 공식 회동을 가졌지만, 업계가 직면한 사태의 심각성만 공감한 채 별다른 소득없이 끝났다. 특히 비대위 위원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석근 제약협 회장 직무대행은 "비대위 위원장 선출을 논의했지만, 추천 인물들이 모두 거부의 뜻을 밝혔다"며 "개별접촉을 갖고 이번주나 다음주 안에 비대위 위원장을 결정하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업계는 제약협의 이런 행보에 실망감을 보였다.
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위원장직이 부담스럽다지만, 최대 위기에 빠진 업계를 위해 하루빨리 총대를 멜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모 제약사 관계자는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가 우왕자왕하는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다"며 "비대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우선 위원장을 뽑고 직면한 현안들을 논의해야 한다. 현재는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현 시기에 시간이 지연되는 것은 정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 밖에 안된다"며 "하루빨리 위원장을 선출해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적기를 놓치면 업계는 끝장"이라고 불평했다.
한편, 현재 비대위 위원장으로 추천된 인물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녹십자 허일섭 회장, 종근당 이장환 회장, 경동제약 류덕희 회장 등이다. 모두 업계의 원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