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구매 인센티브제 시행이 몇달후로 다가오면서 대학병원 의약품 입찰이 줄줄이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지난 8일 2514개 의약품 공개입찰에서 모든 품목이 유찰된데 이어 영남대병원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
영남대병원은 최근 의약품 1972종에 대한 의약품 총액 단가계약 입찰을 실시한 결과 모든 품목에서 입찰이 무산됐다고 10일 밝혔다.
병원이 제시한 금액을 도저히 맞출수 없다고 판단한 도매업체들이 입찰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여러 도매업체들이 입찰의사를 보였지만 결국 모두 무산됐다"며 "여러가지 대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지오팜, 해동, 동원, 부림, 청십자, 경동 등 총 6개 도매업체가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병원과 도매업체간 금액차가 너무 크게 나타나면서 모든 품목이 유찰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에 따라 공개입찰로 의약품을 구매해야 하는 국공립병원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공립병원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의약품을 타 대학병원보다 6~8% 정도 일정 부분 싸게 구매해왔다.
하지만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가 확정되면서 이렇게 약품이 공급되면 병원은 인센티브를 받는 반면, 제약사는 보험약값이 깎이는 상황을 맞게 된다.
결국 차라리 국공립병원 입찰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우선 기존 업체들과 재계약을 타진해 보고 안되면 다음주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계약이 성사되는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가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줄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공립병원이라도 대안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