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없는 손해를 보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경남에 우수한 의과대학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습니다"
한마음병원(병원장 하충식)이 서울의 A대학과 함께 설립하는 1200병상 규모의 새병원을 A의대 부속병원으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병원이 A대학으로 흡수되는 것을 뜻하기 때문. 또한 국제대 이사장인 그가 10여년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추진해왔던 의대 설립도 불가능해진다.
하충식 한마음병원장은 17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창원에 설립되는 새병원은 A대학 부속병원으로 지어질 것"이라며 "현재 한마음병원도 함께 편입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대학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MOU를 이미 체결한 상태"라며 "조만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충식 원장의 이같은 결정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우선 현재 의료법인인 한마음병원을 부속병원으로 편입시키면 하 원장의 소유였던 병원이 A대학의 재산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법인 부속병원은 재산권을 주장할 수 없어 혹여 나중에 의사를 철회하더라도 이를 돌려받을 수 없고 원 소유자였다 하더라도 병원운영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갖기 힘들다.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사실상 A대학에 병원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과도 같다.
더욱이 800병상에 달하는 병원 신축자금을 거의 모두 한마음병원에서 부담한다는 점에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특히나 현재 하충식 원장은 국제대 이사장으로 지난 10여년간 의대 설립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 의문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하충식 원장은 "가능한 의대를 설립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렇다면 우수한 의과대학을 유치하는 일밖에 남지 않은 것 아니냐"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남에 우수한 의대가 하나 있었으면 하고 바랬던 것이지 그 의대가 꼭 내것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경남에 우수한 의대가 들어와 학생들이 좋은 환경과 훌륭한 교수들 밑에서 공부하고 그들이 다시 성장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병원은 누구의 것이라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우수한 의대가 창원에 진출해 준다면 자신이 키워온 병원과 재산을 모두 쏟아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이번 결정으로 상상할 수 없는 손해를 보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나만 손해를 보면 A대학도, 창원시민들도, 경상도민들도 모두 행복해지는 것 아니냐"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내가 병원을 기부하는 대신 A대학이 서울에 있는 의대, 병원과 같은 비중으로 새병원에 의료진을 보내고 학생들을 가르쳐주기로 약속했다"며 "나 하나 버려서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말했다.
한편, A대학과 한마음병원은 이번에 체결한 MOU를 바탕으로 새병원 건립과 부속병원 전환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한 후 오는 5월경 본격적인 착공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