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제약사의 주력품목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다 온 수입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약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매출액 자체에 거품이 꼈다는 지적이 많다.
수입약은 국내사가 외국 제약사와 독점판매권 계약을 맺어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거나 원료를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하는 경우, 외국 제품의 브랜드와 성분구성을 그대로 사용하는 권리를 얻어 국내서 생산·판매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국내 상위사 중에는 대웅제약과 제일약품이 수입약 의존도가 높았다.
대웅제약은 '올메텍정20mg·올메텍플러스정20/12.5mg'(831억원), '글리아티린연질캅셀'(499억원), '가스모틴정5mg'(477억원), '아리셉트·아리셉트정10mg'(375억원) 등 주력품목이 모두 수입약이다. 이들 품목은 작년 EDI 청구액이 모두 300억원 이상이었다.
제일약품은 다국적제약사 화이자 제품이 많았다.
'리피토10mg·20mg·40mg'(893억원), '리리카캡슐75mg·150mg'(216억원), '캬듀엣5mg/10mg'(162억원), '뉴론틴캡슐100mg·300mg·600mg'(148억원) 등 4품목 수입약의 작년 EDI 청구액이 무려 1400억원(1419억원)을 넘어섰다. 모두 화이자 제품이다.
종근당, 중외제약, 일동제약, 유한양행도 사정은 마찬가지.
종근당은 '딜라트렌정·6.25mg·12.5mg'(676억원)가, 중외제약은 '가나톤정50mg'(398억원), 일동제약은 '일동후루마린주사500mg'(237억원), 유한양행은 '안플라그'(282억원) 등이 수입약이다.
이들 품목은 모두 작년 EDI 청구액 기준 기업별 리딩 품목이다.
국내 A사 임원은 "몇몇 상위사들의 품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입약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만약 수입약을 매출에서 제외한다면 평범한 중상위권 제약사로 전락하는 기업도 수두룩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B사 관계자는 "수입약이 많은 일부 기업은 (매출액에) 거품이 꼈다고 볼 수 있다"며 "모래성을 쌓는 꼴"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은 리딩 품목이 자체 개발 품목으로 나타나, 국내사 자존심을 살렸다.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도 '동아오팔몬정'(368억원), '동아니세틸정'(314억원), '타리온정10mg'(195억원) 등 수입약이 많았지만, 천연물신약 '스티렌'이 835억원의 청구액을 보이며 체면치례했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아모디핀'(543억원)이 최대 EDI청구액 품목이었다.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한독약품과 혈액·백신 제제 전문기업 녹십자는 집계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