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물리치료사가 대거 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원의들은 여전히 물리치료사 채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리치료사들의 높아진 연봉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23일 물리치료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배출된 물리치료사 면허증 취득자는 총 3112명으로 지난 2009년 2364명, 2008년 2519명, 2007년 2418명, 2006년 2436명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물리치료사협회 측은 병·의원에 물리치료사 수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개원의들은 수치상으로 물리치료사의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개원가의 물리치료 구인난을 해소시킬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물리치료사 면허증 소지자가 늘어 당장 병·의원 수급이 다소 원활해질 수는 있지만 신입 물리치료사들의 높은 연봉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지역 기준, 물리치료사 초봉임금은 약 연봉 2400만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2200만원 이하에 머물렀는 데 올해 더 인상됐다는 게 개원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A정형외과 김모 원장은 최근 신입 물리치료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연봉 2050만원을 제시했지만 문의전화조차 없었다.
김 원장은 "불과 2~3년전만 해도 신입의 경우 연봉 2000만원이면 채용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찾아오질 않는다"며 "물리치료사가 늘어나도 이미 높아진 연봉은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B재활의학과 이모 원장은 얼마 전 신입 물리치료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연봉 2300만원을 제시하며 기숙사는 제공할 수 없다고 하자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이 원장은 "연봉 2400만원 수준을 맞추지 않으면 기숙사 제공 이외에도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한다"며 "사실 이제 막 졸업한 물리치료사들은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봉을 요구해 난간하다"고 했다.
정형외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원래 물리치료사가 배출되는 3월 직후에는 다소 수급이 원활하다가 2~3개월 이후에는 다시 어려워진다"며 "이마저도 연봉이 높아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 울며겨자먹기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관계자는 "최근 물리치료학과의 입학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배출되는 물리치료사도 증가, 병·의원 물리치료사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만, 젊은 물리치료사들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의료기관 보다는 석사과정 진학 및 해외에 진출을 선택하고 있다"며 "물리치료사에 대한 처우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