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에게 업체와의 식사를 금지하는 경계령이 떨어졌다.
2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박재갑 원장이 최근 진료과장 회의에서 “스탭 중 제약사의 돈을 한 푼이라도 받는다면 옷 벗을 각오를 하라”는 사실상 리베이트 근절을 천명했다
박재갑 원장은 복지부의 원장인사 내정발표 후 지난달 중순부터 의료원으로 출퇴근하면서 각 부서별 업무파악과 진료과장 회의를 주재해 왔다.
박 원장은 이미 의료진 회의에서 제약사 직원의 식사접대를 받지 말 것과 부득이하게 식사를 할 경우 스스로 식사 값을 부담할 것 등 국립중앙병원 의사로서의 청렴성을 강력히 주문했다.
박 원장은 특히 “제약사 직원의 돈을 한 푼이라도 받는다면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의료기기도 진료과 자체적으로 결정해 구입하지 말고 의료원 공개입찰로 투명화 시켜라”며 리베이트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놓고 의료진들은 박재갑 원장의 이번 선언이 엄포용이 아니라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스탭은 “식사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과한 부분이 있으나 박 원장의 경영스타일은 암센터를 통해 검증된 만큼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게 원내 분위기”라며 “여기에는 기존 국립의료원의 구태한 관료주의적 틀을 벗어던지자는 의미도 포함된 것 같다”고 피력했다.
박재갑 원장은 2일 취임하자마자 역대 원장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한 별도 건물의 원장실에서 본관에 위치한 1평 남짓한 진료과장실로 원장실을 옮겨 집무를 시작했다.
박 원장은 “죽어가는 의료원을 살리기 위해 온 만큼 원장이라고 특별한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비장한 각오로 의료진과 함께 호흡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갑 원장은 의료원 안살림은 이홍순 진료부원장에 일임하고 자신은 바깥살림에 치중하겠다는 방침을 진료과장들에게 전달해 의료인력 및 장비 투자를 위한 예산확보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