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의전원장협회 회장인 서울의대 임정기 학장은 의사양성학제 선택권을 대학에 부여해야 하며, 6년제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단일화하더라도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 입학비율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교과부 입장과 상당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향후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오후 3시부터 교육과학기술연수원에서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 방안’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공청회는 교과부가 조만간 의사양성학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의견수렴을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서울의대 임정기 학장은 의전원 전면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임 학장은 “의사 양성학제 결정 원칙은 경제적 약자들이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제도를 위한 제도로 강행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제도가 수정된다면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임 학장은 “교육과정이 같다면 대학의 자율적 학제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며, 입시과열 문제를 의대 진입규제와 연관시켜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임 학장은 “의학교육 입장에서 의전원은 경제적 약자의 진입을 심각하게 규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초교실 지원자가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 20개 의대, 의전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기본의학교육평가 결과 의대생보다 의전원생들의 성적이 유의하게 낮았다며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임 학장은 의사양성학제 개편 방안으로 두가지 안을 제시했다.
우선 임 학장은 “대학이 의대나 의전원 중 택일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입문을 보장하기 위해 의대는 정원의 50% 미만을 학사졸업자로 선발하고, 의전원 역시 정원의 50% 미만을 고교 졸업자 중에서 선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 임 학장은 두 번째 방안으로 2년(pre-med)+4년(기본의학교육과정)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임 학장은 “대학이 학석사통합과정에 입학할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 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전원은 학사 입학자 비율을 80% 이상으로, 의대는 학사 입학자 비율을 10% 이상으로 하는 등의 최소비율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안은 교과부 안과 상반된 것이다.
교과부도 대학이 의대, 의전원 중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할 수 있지만 의전원에 대해서는 재정적, 제도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교과부는 새로운 의전원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찬성하고 있지만 4+4 의전원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6년제 학석사통합과정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울산의대 김기수 학장은 “그 동안의 실시 과정에서 장점은 불분명하고, 많은 명확한 문제점들이 확인된 의전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본교의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가천의대 신익균 의무부총장은 “의전원을 시행한 결과 다양한 학문 배경과 사회적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입학하고, 기초의학과 의생명연구, 임상의학 등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특정 임상의학 과목에 편중되는 현상이 완화됐다”며 의전원제도를 지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