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잇따른 인수합병(M&A)설에 난감한 모습이다.
기업간 M&A가 대부분 성사 직전까지 비밀에 부쳐질 정도로 지극히 민감한 사항이고, 사실유무를 떠나 외부에 거론되는 자체가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7일(어제)에는 부광약품이 바이엘쉐링 피인수설에 진땀을 흘렸다.
증권가에서 부광약품이 대주주의 건강 문제와 후계 경영체제의 어려움으로 바이엘측의 인수 의향에 응했고, 바이엘은 인수가로 6000억원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바이엘의 부광약품 인수설은 그간 꾸준히 나왔던 얘기지만, 바이엘의 외형 성장 추진과 부광약품의 현 경영환경이 맞물리면서 다시금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바이엘은 오는 2013년까지 5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한국 법인 다국적제약사 중 랭킹 3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부광약품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근 녹십자의 기업인수 움직임에 곤혹을 겪는 제약사도 더러 존재했다.
매물 소식이 돌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국내 A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상위제약사의 인수의사가 흘러나오면, 대상에 자주 거론된다"며 "녹십자가 최근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또 다시 M&A가 부각되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1000억원 규모의 국내 B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가에서 녹십자가 1000억원 대의 ETC 전문 기업을 인수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매출 규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M&A설이 나돌고 있다"며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녹십자 이병건 사장은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인수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으며 다각도에서 인수대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에서는 녹십자의 인수 대상을 1000억원 규모의 ETC 전문회사로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