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흰자 위 점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까지 온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캐나다 의사들은 수술을 하면 위험하다는 말만 되풀이해 백방으로 알아보다 서울대병원을 찾았어요.”
캐나다인 코릿 바틀리(23) 양이 치료를 받으러 서울대병원 안과를 찾은 이유다.
최근 서울대병원 안과 외래를 방문한 바틀리 양은 어릴 때 오른쪽 눈 흰자위에 결막모반이 생겼다.
바틀리 양은 결막모반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캐나다에서 안과를 전전했지만 “잘라내는 수밖에 없다” "범위가 넓어서 잘라내는 것이 위험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피부에 점이 생기는 것처럼 눈의 흰자위(검은자인 각막을 제외한 결막과 공막)에도 점이 생긴다.
공막이란 검은자를 제외한 흰 부분이며, 공막 위를 결막이 살짝 덮고 있다. 따라서 흰자위라면 결막과 공막이라고 할 수 있다.
바틀리 양은 인터넷을 통해 부작용 없이 결만모반을 치료하는 병원을 검색하다가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가 이 분야의 권위자란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대병원 권지원 교수는 2004년부터 결막모반 환자들을 레이저로 말끔히 치료하는데 성공을 거뒀다. 현재까지 250여명이 넘는 결막모반 환자들이 권 교수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이중에서 레이저시술 대상이 되는 220여명이 결막모반 레이저제거술을 받았고, 모두 부작용 없이 깨끗이 점을 제거해 맑은 흰자위를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술방법은 입원할 필요 없이 안과 외래의 레이저실에서 아르곤레이저를 사용해 흰자 위의 점에 직접 레이저를 조사한다.
마취는 점안마취(안약)로만 하며, 시술시간은 10분 내외.
점의 진한 정도와 크기에 따라 1회 시술로 끝날 수도 있고, 범위가 클 경우에는 1주일 간격으로 두세 번 치료하면 흉터 없이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결막은 예민한 조직이어서 수술로 잘라내면 흉터와 충혈이 남아 오히려 점을 제거하기 전보다 보기 좋지 않을 수 있어 널리 권장되지는 않는다.
권 교수의 임상결과는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고, 2006년 8월에는 미국안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phthamology)에 논문으로 채택됐다.
권지원 교수는 “바틀리 양처럼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부터 결막모반으로 고민하면서 부작용 없이 제거하는 방법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우리 논문을 접하고 시술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메일을 자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바틀리 양은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당일 검사후 아르곤레이저 결막모반제거술을 받았고, 시술 직후부터 점이 제거돼 거울을 통해 수정처럼 맑아진 눈을 확인했다.
그녀는 “캐나다에서는 불가능했는데 한국에 와 보니 치료 수준이 세계적이란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의료진에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