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던 20대 남자가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한 증례가 세계 최초로 학계에 보고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 호 박사는 연세의대가 발행하는 연세메디칼저널 최근호에 '장기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폐혈전색전증 증례'란 논문에서 24세 된 남자가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 폐혈전색전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에 따르면 사망자는 2002년 10월 4일 저녁부터 4일간 한 PC방에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잠도 자지 않고 PC오락게임인 “뮤” 게임을 하다 8일 화장실 바닥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그는 숨진채 발견되기 한시간 전에도 화장실에 가려다 PC방 카운터 앞에서 한차례 기절했으나 바로 의식을 회복했다.
이 박사는 사망자를 부검한 결과 급사의 일반적인 소견과 함께 양측 폐동맥의 큰 가지가 혈전으로 폐쇄되어 있었으며 양측 대퇴부의 심부정맥에서도 혈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변사자의 과거병력 및 가족병력상 혈액응고에 관련된 어떠한 질환도 없었으며 혈액과 위내용물에서 특기할 약독물 및 알코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장기간의 컴퓨터 사용에 따른 고정된 자세가 혈전색전증의 새로운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한국의 경우 높은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통신망의 구축, PC방의 발달 등으로 인해 색전증 발병 및 이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회경제적 상황” 이라며, “경고문구 등을 통해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위험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고 논평했다.
의협은 아울러 폐혈전색전증의 방지를 위해 사용자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일어나 움직이도록 권고하는 문구를 컴퓨터에 부착하는 것을 법제화하도록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을 개정할 것을 문화관광부 및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