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중환자실을 방치하면 10년후가 걱정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인 고윤석(서울아산병원) 교수의 말이다.
고윤석 교수는 “병원간 중환자실 사망률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우리나라 중환자실 관시시스템이 실패한데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병원 중환자실은 투자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라면서 “제대로 하드웨어와 전담의사를 갖추면 병상당 연간 8천만원씩 적자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고 교수가 근무하는 서울아산병원 역시 이런 문제로 인해 연간 14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의료기관들은 중환자실 병상을 점차 축소하는 추세이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특히 최근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실태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병원 가운데 근무시간의 50% 이상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를 둔 곳이 9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한 번 인적 시스템이 망가지면 복구하기 어렵고, 전문 의료인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향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 교수는 “성인 중환자실은 관련법령상 전담의사를 두지 않아도 되는데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국가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때문에 현재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수 년전부터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가 상근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복지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전담 전문의가 중환자실에 상근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세부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전문의로서 중환자의학 연수평점을 이수한 의사가 근무시간의 50% 이상을 근무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현재 중환자실이 열악하지만 소신을 가진 의사들이 연수교육을 받고 어려움을 견디면서 이 정도라도 버티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10년 후 이 시스템이 남아 있겠느냐”고 환기시켰다.
고윤석 교수는 “정부는 일단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가 근무하도록 의무화하고, 단계적으로 원가라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