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국회 통과로 의사 집단이 범죄자로 매도되고 있는 현실을 한탄하는 의사들의 목소리가 온라인 토론방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본 네티즌 대부분은 "신세한탄에 돈 타령"이라며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디어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서 자신을 현직의사라고 밝힌 네티즌 'OTL인생'의 '현직의사로서 국민들의 오해에 대한 한마디'라는 글이 올라오자 댓글이 350여개가 달릴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OTL은 사이버상에서 '좌절'이라는 뜻으로 통칭된다.
글 첫머리에 자신을 현직의사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남들이 모두 기피하는 흉부외과에 뜻이 있어 전공했고, 지금은 공중보건의사로 근무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 1, 2년차 땐 2년간 햇빛 한번 제대로 못보고 수술만 하다보니 당연히 리베이트란 건 옆집 잔치를 구경하는 정도였고, 나름대로 내 일에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일했지만, 의사라는 직종이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월 쌍벌제 국회 통과로 전국 의사들이 리베이트나 받고 약을 처방한다는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데 따른 의견 표출로 풀이된다.
이 네티즌은 이어 건보료는 세금이 아니라 보험이라고 주장하며, "세금이 아닌 일반 경제흐름에서 리베이트는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연히 세금을 이용한 리베이트는 뇌물이 되고 범법이 된다"며 "그런데 왜 정부는 국민들에게 의사가 국민들 세금을 빨아먹은 것처럼 몰아가고 쌍벌죄라는 말도 안되는 법을 시행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정부가 의약분업으로 인한 재정파탄의 책임을 의사에게 돌릴려고 한다는 것이 이 네티즌의 주장이다.
낮은 의료수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 네티즌은 "고등학교 동창이 D제약 영업을 하는데, 영업 8년차 월급 300만원과 분기 보너스 외에 인센티브 180만원, 자신이 챙기는 리베이트 100만원을 가져간다"며 "작년에 실적 우수 사원으로 뽑혀 회사에서 제네시스를 뽑아줬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전공의 시절 관상동맥질환 앓는 환자 CABG 수술을 하는데 교수 2명을 포함한 의사 4명, 간호사 3명이 10시간 동안 달라붙었지만 수술수가가 300만원 나온 걸 보고 절망했다"고 환기시켰다.
적어도 의사들이 먹고 살 만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리베이트 운운하라는 것이 이 네티즌의 하소연이다.
다만, 이 글을 본 네티즌의 반응은 냉정했다.
일부 네티즌의 옹호의 글이 있었지만, 대부분 "자격지심이다", "신세한탄에 돈 타령"이라는 반대의 글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몇줄 읽다가 나머지는 뻔해서 안봤다"며 "글 초입부터 오만방자함이 난무한다. 자기들이 무슨 대단한 선택된 존재인 줄 착각하는 듯 하다"며 꼬집었다.
자신을 제약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돈 받아먹던 의사들이 쌍벌죄 통과한다니까 의약분업 다시하자, 일부제약사 약 불매운동하자, 주니까 받았지 언제 우리가 주라고 했냐고 하는데 정말 양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회사에서 주는 리베이트 비율에 따라 약을 선택하다보니 어떤 약이 좋고 나쁜지 관심도 없어 보인다"며 "자기가 처방하는 약이랑 상품명만 다르고 성분은 똑같은 다른회사 약을 중복처방하고 것도 봤다.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봉직의라고 밝힌 네티즌은 "리베이트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다"며 "일부를 전체로 몰고 가지 말라"며 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