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주간동아'는 737호(5월25일자) 커버스토리 '내부 감사 폭로전 수상한 의협'을 통해 1억원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경만호 의협회장 사건을 중심으로 의협 회무와 회계처리에 선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주간동아는 "경 회장이 1억원 조성 통로로 활용한 외부용역 사업은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졌고 전현직 임원들에게 맡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빙서류도 없고 현금영수증으로만 처리된 항목도 많아 탈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간동아의 주장은 2008~2009년 의사협회 감사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다.
1억원 횡령 의혹으로 촉발된 내부갈등이 원인이 돼 외부로 유출된 감사자료가 언론의 좋은 먹잇감이 된 셈이다.
의협 내부 정보가 언론에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또 있다. 2007년 터진 장동익 전 회장의 정치권 로비의혹 사건이 그것이다.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장 전 회장이 털어놓은 정치권 로비 실태가 그대로 녹취돼 일부 언론에 전달되면서 대형 로비의혹으로 발전했다.
그 여파로 장동익 회장이 불명예 퇴진하고 정치권으부터 '못믿을 집단'이라며 외면당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
또 이듬해인 2008년 발생한 의료광고심의료 불법 전용 의혹도 내부 고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의사협회 내부정보 유출 문제는 수년째 지속되어 오면서 내부 불신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파고 외부로부터 고립당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협회 한 임원은 17일 "주간동아에 2008년 상반기 감사자료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처럼 민감한 내부 정보가 줄줄이 새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회무를 할 수 있겠느냐. 이대로 가다간 의협의 미래는 없다"고 한탄했다.
노환규 전국의사총연합회 대표는 "의사협회 내부정보 유출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내용도 부끄럽고 방법도 부끄럽다. 외부 힘을 빌린다고 하더라도 언론에 흘리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원인제공자는 의사협회 집행부인 만큼 이번 일을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