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네릭 약가수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절대가격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비해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그러나 고가 제네릭 의약품 처방률이 높아 제네릭 사용량을 반영한 제네릭 의약품 가격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저가 제네릭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5개 국가와 우리나라의 제네릭 약가를 비교한 연구용역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6년 12월 약제비적정화방안이 시행되기 이전에 등재된 의약품 80개 성분코드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와 15개국 약가·사용량을 비교할 수 있는 단일한 자료원인 IMS Health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를 보면 먼저 우리나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제네릭 의약품의 상대적인 가격은 69.5%로 비교대상 국가중 중간 수준이었다.(산술평균가격 기준)
미국의 경우 33.8%, 일본은 49.8%로 제네릭 의약품의 상대적 가격이 낮은 편이었고 호주는 81.1%, 이탈리아는 84.8%, 스페인은 79.4%, 네덜란드는 77.4%로 높은 축에 속했다.
또 우리나라의 비교대상 의약품 총사용량 대비 제네릭 의약품의 점유율은 평균 64.5%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79.4%), 노르웨이(70.9%), 독일(77.8%), 미국(88.1%), 스웨덴(71.5%) 등 6개국이 우리나라보다 제네릭 점유율이 높은 국가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제네릭 의약품의 절대적인 가격수준을 파악했는데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는 하위권에 속했다. 제네릭 의약품을 산술평균할 경우 2개국 가중평균할 경우 4개국만 우리나라보다 약가가 낮았다.
그러나 각 성분의 사용량까지 감안해 종합적인 가격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성분별 가중평균가 기준으로 가격지수를 산출하면,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 수준은 대체로 비교국가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절대적 가격수준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사용량을 감안한 제네릭 약가 수준이 높은 것은 고가 제네릭 처방이 많기 때문. 고가 제네릭 처방을 줄이는 정책적 대안이 마련된다면 제네릭 약가 논란은 상당부문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권순만 교수는 "사용량을 가중치로 둔 약가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동일성분 제네릭 제품 중 고가 제네릭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이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 저렴한 제네릭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개개 성분별 가격을 제네릭 약가 산술평균가나 최저가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전체 비교대상 중 약 15~20%는 우리나라 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이후 등재되는 의약품의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향후 제도가 성숙하고 효과를 나타내는 충분한 시간이 경과된 시점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부연했다.
하지만 이번 약가 비교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제네릭 약가 수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KDI 윤희숙 연구원의 연구는 대부분의 국가의 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가중평균가는 30%수준인 데 반해, 한국은 80%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약협회가 2001년 수행한 성분별 최고가 선진 7개국 가격비교에서는 국내 가격이 외국의 41.2% 수준인 것으로 보고돼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