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송명근(흉부외과) 교수가 개발한 CARVAR 수술에 쓰이는 치료재료가 유럽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정작 송 교수의 CARVAR 수술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검증(전향적 연구)은 복지부 고시가 난지 1년이 경과했지만 전혀 진척되지 않은 채 논란만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국대병원은 24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종합적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CARVAR)에 사용되는 수술재료가 지난 20일자로 유럽 의료기기 인증기관인 TUV-SUD로부터 CE 마크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CARVAR 세트의 CE 마크 인증 등급은 유럽 MDD(Medical Device Directives) 상 가장 높은 3등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 마크 인증을 위한 심사는 2년이 소요됐으며, 특성과 설계 등 제품 자체와 관련된 기술문서 심사, 생산과 품질 관리 부분에 대한 현장 심사로 이뤄졌다.
송명근 교수는 “CARVAR 세트의 안정성을 확실하게 담보하기 위해 이번 유럽 CE 마크 인증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GLP 인증 시험기관인 독일의 BSL (Bioservice Scientific Laboratories GmbH)에서 추가로 각종 시험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추가 시험 항목은 세포독성시험, 추가 유전독성시험 3종류, 급성독성시험, 아급성독성시험 등 13가지다.
송 교수는 “CARVAR 세트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제조 판매되는 모든 인공심장판막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강화된 심사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기존의 인공심장판막 제품들과 비교해 동등 수준 이상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CE 마크 인증과 함께 CARVAR 세트의 해외 공급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송 교수는 “가까운 장래에 전 세계의 인공판막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CE 마크 인증을 염두에 두고 중동 및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공급을 논의해오고 있는데 조만간 상당한 규모의 공급 상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열렸던 CARVAR 아카데미에 참석했던 파키스탄의 라시드 박사가 근무하는 병원은 해외에서 처음으로 CARVAR 세트 공급을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교수는 CARVAR 수술의 국제적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4월에 이어 내달 CARVAR 아카데미를 열 예정이다. 이번 아카데미에는 일본과 스웨덴,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6명의 의사가 참가한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Live Surgery 심포지엄을 열기 위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3개국의 심장센터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9월 개최되는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는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CARVAR 세트를 전 세계에 알리고, 10월 북경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흉부외과학회에도 제품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송명근 교수는 “CARVAR는 한국이 개발한 세계적인 수술법”이라면서 “CARVAR 세트가 유럽 특허 획득에 이어 CE 마크 인증를 받게 됨에 따라 조만간 명실상부하게 심장판막질환에 적용되는 가장 이상적인 수술법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기존의 인공판막은 머지않아 CARVAR로 대체될 것이라는 게 송 교수의 주장이다.
CARVAR 세트는 2006년 11월 식약청으로부터 제조품목 허가를 취득한 상태다.
하지만 송 교수의 CARVAR 수술은 지난해 5월 복지부로부터 3년간 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조건으로 비급여 결정을 받았지만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송 교수 수술법에 대한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보건의료연구원 관계자는 “송 교수 수술법에 대한 전향적 임상연구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상연구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연구계획서를 확정해야 하는데 수차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송 교수로부터 답변이 없어 연구계획서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복지부가 CARVAR 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조건으로 비급여 고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송 교수가 계속 전향적 연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