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순환에 봉착한 지역 공공병원의 회생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지원책 마련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의료계의 다급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 주최로 2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거점 공공병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연자들은 공공병원 발전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예산투자를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의료원 유병욱 원장은 “공공병원 발전 방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식당서 맛있는 요리가 필요하듯 훌룡한 의사가 있어야 한다”면서 “원장에게 파격적인 권한을 위임하고 지자체에서 간섭을 적게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연구소 김소윤 교수도 “이제 공공병원 문제는 처방으로 할지, 고름을 짤지, 대수술을 할지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하고 “국고지원이 결정되지 않으면 처방을 내려도 처치할 수 없는 시간낭비에 불과하다”며 획기적인 지원책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닌 공공병원은 과감하게 퇴출시켜야 한다”며 “지역 대학병원과의 교수진 순환 등을 통해 근무의사들이 자부심을 느낄 정도의 처우를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설장비 개선과 의료인력 확보 안되면 악순환 지속"
경상대 의전원 예방의학교실 정백근 교수는 “시설장비의 지속적 개선과 의료인력 확보가 안되면 현재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획기적 예산투자를 통한 선순환 구조로 개선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병원들의 자구적인 경영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원도 보건복지여성국 육정희 국장은 “지역내 5개 공공병원의 누적적자가 690억원으로 이중 절반이상이 지역개발기금”이라면서 “올해 10년 차환 형식으로 빌려줬으나 지자체로써는 없는 예산을 투여하기는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복지부 공공의료과 손영래 과장도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나 병원 경영진과 직원들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리더십을 복원해야 한다”며 “경영개선과 개혁은 모순적인 말이나 복지부로서는 이것밖에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과 관련, “지난 5년간 40개 지역 공공병원에 총 5천억원이 투자됐다”면서 “공공병원들의 시설투자를 위해 1조 8천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2500개 전체 병원 중 40개 병원을 위해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제발표자인 제주의대 의료관리학교실 박형근 교수는 “지역 공공병원 논의는 공공과 민간의 논란이 아닌 대형병원과 지역병원간 경쟁의 문제”라며 “지역경제의 핵심인 지역의료를 정책우선 순위에서 뒤로 하고 서울을 향해 길만 뚫어 놓으면 누가 지역에 있겠느냐”며 정부와 지자체의 면피성 발언을 꼬집었다.
끝으로 전현희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공공의료 발전방안이 실질적인 방향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면서 “정부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보완을 통해 지역 공공병원의 합리적 발전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