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수가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MRI와 CT 등의 수가인하가 가시화되고 있어 의료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건정심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MRI와 CT, PET 등 영상검사 및 병리조직검사 수가인하를 골자로 한 건강보험 지출효율화 계획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이날 고가의료장비 사용량 증가에 따라 장비와 실시횟수 증가 등 원가요인의 변동에 따른 수가인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아래 표 참조>
PET의 경우, 2006년 급여화시 추적관리를 위한 당시 건정심 의결사항에 따른 점검조치이며 MRI·CT는 급여와 보장성 확대로 건보지출이 증가되고 있다는게 복지부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특수고가의료장비에 대한 복지부의 규제는 이미 예견됐다.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열린 '특수, 고가의료장비 관리 개선 TF' 첫 회의에서 CT와 MRI, PET 및 초음파장비 등의 과잉설치에 따른 과잉 진료 촉발 및 의료비 과다지출을 지적하면서 노후도와 가격에 따른 차등수가 적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병리조직검사 수가인하는 지난해 행위재분류와 급여기준 완화 이후 지출 증가분을 반영한 조치로 지난달 28일 열린 상대가치운영기획단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된 자연분만 수가 개선안은 올해 7월과 내년 7월 각각 25%씩 50%를 인상하는 안에 합의해 1일 건정심 의결을 앞두고 있다.
복지부는 정상분만과 유도분만, 겸자 또는 흡입분만, 둔위분만, 제왕절개술 기왕력 있는 질식분만 및 조산료 등을 포함해 50% 수가인상시 연간 57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가입단체의 반대속에 분만수가 가산률을 50% 인상하는 대신에 건보재정 지출을 이유로 영상검사 등의 수가인하가 동시에 진행되는 모양새이다.
이로 인해 ‘아랫돌 빼서 웃돌 괴기’라는 의료계의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의료계 한 인사는 “정해진 건강보험 파이를 나누다보니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한쪽의 수가를 인상하는 대신 다른 쪽의 수가를 인하하는 현 구조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도 이같은 지적에 상당부분 동의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분만수가 인상과 영상검사 수가인하에 대한 비판이 나와도 어쩔 수 없다”면서 “병리검사와 PET는 이미 정해진 사항이며 CT와 MRI는 급여빈도 증가로 수가 적정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료단체들은 매번 반복되는 수가조정 쌍곡선에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한 인사는 “해가 있으면 밤이 있듯이 수가인하와 인상이 반복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복지부가 보고한 건보 지출 효율화 계획은 제도소위에서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수가인하 계획 보고를 접하고 복지부와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고 “구체적인 절감액 수치는 없었지만 영상검사 사용량의 다빈도를 감안할 때 막을 명분이 약하다”고 토로했다.
복지부는 1일 건정심 전체회의를 거쳐 7월부터 병리검사 수가인하를 적용하며 CT·MRI의 경우 조만간 용역연구를 발주, 수가인하의 근거안을 마련해 연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