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분만수가 50%인상안을 통과시키면서 산부인과가 오랫만에 활짝 웃었다. 특히 앞서 경실련 등 가입자단체들이 수가인상에 반대, 불안감이 고조됐던 산부인과는 "이제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분만수가 인상이 '산부인과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복지부가 산부인과 살리기 대책으로 분만수가를 50%인상한 것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것만으로 역부족이라는 게 산부인과의 입장이다.
특히 이미 분만을 접고 산전진찰 등 외래진료에 집중하고 있는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전체 산부인과를 살리는 것은 분만수가만으로는 어려우며 자칫 대형 산부인과만 배불리는 것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분만수가 50%인상을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앞서 가입자단체에서 지적한 "분만수가 인상만으로 산부인과를 살릴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도 공감하는 셈이다.
경남도 A산부인과 개원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을 포기하는 것은 수가 이외에도 의료사고에 대한 리스크, 육체적인 피로감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며 "분만수가 인상 이후 차선 대책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개원의는 "한달에 분만 수백건씩 하는 병원들은 확실히 수가인상 덕을 보겠지만 지방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산부인과에는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전체 산부인과에 도움이 되는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했다.
실제로 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수가 50%인상 이외에도 산전진찰 상담료 수가신설 등 동네 산부인과 운영에도 도움이 될만한 수가인상안을 건의, 앞으로 산부인과에 추가적인 수가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장석일 부회장은 "분만수가 50%에 대해 물론 환영하지만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년에 산부인과 100곳씩 문을 닫는 것을 막기위해서는 분만수가 이외에도 산전진찰 수가 인상, 의료사고에 대한 리스크 보장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분만수가 인상으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상담료 등 수가인상에 대해 복지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각도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