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실시 예정이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가 예산 문제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불법 인공임신근절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산부인과 실태조사와 신고센터 설립이 예산배정의 어려움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3월 ‘불법 인공임신중절 예방 종합계획’ 브리핑을 통해 내년으로 예정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6월로 앞당겨 실시하고 7월까지 불법 인공임신중절 시술기관 신고센터(129콜센터)를 개설해 불법 광고와 시술병원 및 신고자 등 실명신고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05년에 이어 올해 실시되는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는 전국 2600개 산부인과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예산과 법규정이 아직 정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기획예산처에 국고 예비비 사용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예산이 확정되면 실태조사 용역연구를 발주해 전국적인 인공임신중절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산 배정과 더불어 실태조사에 필요한 법근거 마련도 중요하다”며 “기획예산처도 불법 인공임신중절 근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연내 무조건 추진한다는 목표로 예산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불법 시술기관 신고센터 운영도 상담직원 채용에 따른 인건비 투입이 불가피해 산부인과 실태조사와 병행하면 10억원 이상의 추가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별도로 모자보건법 개정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조만간 의료계가 포함된 법제위원을 구성해 모자보건법의 미비점을 개선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 모자보건법에는 △본인 또는 배우자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한 경우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해할 경우 △본인 또는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등 5개항으로 국한되어 있다.
한편, 복지부는 4일 오전 11시 한국언론재단에서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를 비롯하여 시민단체와 종교계, 여성계, 학계 등 26개 기관이 참여한 ‘인공임신중절예방 사회협의체 협약서’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