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제약사들이 2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는 6월이 시작되자, 영업사원 실적 압박을 노골화하는 등 부쩍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정제약사 불매운동, 오리지널 쓰기 등 의료계가 내놓은 쌍벌제 관련 후속조치들이 실적에 반영될 첫 분기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상위 A사 영업사원은 7일 "(2분기가 마무리되는) 6월들어 대출 영업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실적을 내라는 요구가 많다"며 "하지만 공정경쟁규약 이후 회사 차원에서 나오는 리베이트성 판촉비가 줄어 기존 영업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상위 B사 영업사원은 "5월 한달간 처방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몸소 느낀다"며 "위(회사)에서는 실적 유지하라고 닦달하고, 현장에 나가보면 2분기 실적은 보나마나 뻔한데 이런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지었다.
의료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행하고 있는 '처방변경 인증샷'도 골치거리다.
상위 C사 영업사원은 "친한 원장들한테 너희 약 처방변경 인증샷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심한 곳은 4월에 100만원을 처방했다면, 5월에는 10만원도 처방하지 않은 인증샷을 올려놓은 개원의도 있다고 했다"며 우려했다.
이 영업사원은 "실적 부진의 몫은 고스란히 영업사원에게 전가되는데, 이러다 짤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같은 현장 분위기를 반영한 듯, 증권가의 전망도 맥을 같이 했다.
동아, 유한, 한미 등 국내 대표 상위제약사들의 2분기 외형성장이 6%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것. 쌍벌제 등에 따른 의원급 영업위축이 그간 활성화됐던 처방약 부문에 적잖은 타격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별로는 동아제약 2175억원, 유한양행 1732억원, 한미약품 1661억원의 매출액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7%, 6.4%, 5.7%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