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7월부터 병리검사 수가를 대폭 인하하기로 하자 상당수 대학병원 병리과 전공의들이 수련을 중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7일 대한병리학회(이사장 서정욱)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백병원, 경상대병원, 충남대병원, 중앙대병원 병리과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병리과 전공의들의 집단 수련 포기 움직임이 경남, 충남을 거쳐 서울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병리과 전공의들의 이같은 집단 행동은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지난 1일 병리수가를 평균 15.6% 인하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86곳 가운데 160곳만 병리과 전문의를 채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병원들은 검체를 수탁검사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병리검사 수가가 낮아 의료기관들이 병리과 전문의 채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병리과는 전공의 지원율이 60%대로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와 함께 대표적인 기피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가 인하로 인해 미래 불투명성이 더욱 높아지자 병리과 전공의들이 집단 사표를 내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대한병리학회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서정욱 이사장은 “수가 인하 후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하면 신입 전공의들을 뽑기가 더 어려워지고, 원상회복을 하기가 어려운데 큰 일”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병리학회 서정욱 이사장을 포함한 집행부는 의협과 복지부를 차례로 방문해 수가 인하에 강하게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 이사장은 “복지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가를 인하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과 병리과 전문의들이 그냥 있지 않을 분위기여서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