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의사협회장이 17일 회원들에 드리는 글을 내어 의료계 안팎의 현안에 대한 견해와 회무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경 회장은 먼저 쌍벌제와 관련 "191대 0이라는 의결 스코어가 말해주듯 여타 정파를 막론하고 설득이 어려운 사안이었다"며 불가항력적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쌍벌제로 잃은 것이 컸지만 지금 눈앞에 닥쳐있는 숙제들인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불합리한 제도 개선, 수가 현실화 등에서 그 이상을 얻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작업과 관련해서는 "회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전문가 검토를 충분히 받아 협회의 입장을 정리하고, 회원의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경 회장은 얼마 전 열린 의-정 간담회와 관련, "정부는 그간 논란이 돼 왔던 총액계약제와 성분명 처방에 대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건강보험 30년과 의약분업 10년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료계 요구를 수용했다. 특히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의-정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자평했다.
6월 임시국회와 관련해서는 "건강관리서비스법안 등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법안들이 본격 논의된다"면서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로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집행부는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 있어서 집행부의 독단이 아닌 회원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추진하기 위해 앞으로 자문단 수를 더 늘릴 것"이라며 회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산부인과 분만수가 인상, 차등수가제 개선 등 수가조정에 대해서는 "병리과 수가가 인하되고 수가 현실화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 아니냐는 우려 어린 시각을 불식시킬만한 분명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선거방식 정관개정과 관련해서도 "제 개인적 소신은 간선제에 부정적이지만 의협회장이라는 위치에서 협회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총회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정관변경 건이 승인된 이상 회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혼란을 종식시키고 당면 과제들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경 회장은 마지막으로 "집행부는 '건강보험과 의료공급의 지속가능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의료제도의 획기적 개선을 강력히 촉구해나갈 것이다. 의료자원의 효율성을 높여 1차의료를 회생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강구해나갈 것"이라며 "그것이 회원 여러분이 소신진료할 수 있고, 의사로서 자존심과 긍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