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 서정욱(서울대병원) 이사장이 병리검사 수가 인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직접 보험위원장을 맡아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학회 이사장이 보험위원장을 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서정욱 이사장은 21일 “복지부가 병리진단 수가를 인하하려 한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회원들에게 큰 피해를 준 점에 대해 학회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내 한 몸 바쳐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위원장직을 자청했다”고 밝혔다.
대한병리학회 회원들은 복지부가 지난 1일 병리검사 수가를 평균 15.6% 인하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서정욱 이사장을 포함한 학회 집행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자 서 이사장은 수가 인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학회 상임이사들에게 피력하고, 사임 성명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8일 평의원회에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평의원회에서 사임을 만류하자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으로 보험위원장을 맡아 직접 병리검사 수가 인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대한병리학회 보험위원장과 보험이사 등은 병리수가가 인하되자 사임한 상태다.
서 이사장은 “보험 업무를 관장하던 이사들이 사임하면서 당장 대정부 협상, 대국민 홍보 등을 할만한 인재가 많지 않다”면서 “다른 것을 다 포기하더라도 수가 문제만큼은 직접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서 이사장은 보험위원장을 맡으면서 이사장의 업무를 담당 이사들과 차기 이사장에게 인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임기를 보험위원장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서 이사장은 “조만간 병리과 수가뿐만 아니라 진료환경 등 제반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가면 한 달쯤 후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본격 협상에 들아갈 것”이라면서 “회원들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