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병원 설립을 목적으로 전략적 M&A에 나섰던 관동의대와 한마음병원이 사실상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동의대가 어떻게 신설의대 부대조건 문제를 해결할지, 의대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한마음병원이 또다른 병원과 제휴를 시도할 지 주목된다.
23일 병원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부속병원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관동의대와 한마음병원이 계약을 원점으로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음병원 하충식 원장은 "명지학원과 본계약 직전까지 협의를 진행했지만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명지학원이 계약을 원점으로 돌리자고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관동의대와 한마음병원이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명지학원 측이 주위 인맥을 동원해 명지병원이 아닌 또다른 병원과 협력병원 관계를 맺거나 의대 부속병원 설립을 위한 사전조사에 들어갔다는 후문이 돌고 있다.
명지학원은 이에 대해 아직은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병원계에서는 이미 일부 구체적인 병원 이름이 거론되며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한마음병원도 수도권 일부 사립의대들과 협력병원 협약을 맺는 논의를 진행하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상태다.
한마음병원 하충식 원장은 "서울의 사립대 3곳과 협력병원 협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에서는 협력병원으로 들어와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며 "지역발전과 병원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학이라면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관동의대와 한마음병원이 잡았던 손을 놓게된 배경에는 인사권과 경영권에 대한 부분에 대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시 두 기관은 한마음병원이 병원의 모든 시설을 관동의대에 기부하는 대신 경영권과 인사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교육용 병원으로 완전히 기부될 경우 경영권과 인사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협의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두고 양측이 의견이 갈리면서 협의가 뒤틀리기 시작했고 결국 결별이라는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이처럼 관동의대와 한마음병원의 빅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관동의대 신설 당시 부대조건이었던 의대 부속병원 설립 미이행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신설의대 중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곳은 관동의대가 유일한 상황. 교과부도 한마음병원과 MOU 등을 이유로 처분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만약 기한이 마감되는 10월까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의대 정원감축 등 불이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관동의대의 경우 지속적으로 이행안만 내놓은 채 계속해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확실한 카드를 제시하지 않으면 높은 수위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동의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재단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