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금 올려서 해결될 일이라면 이미 해결됐어야 한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24일 브리핑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 본인부담율을 현행 60%에서 80%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들 병원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몇번이나 실패한 정책을 다시 한번 꺼내들고 나오는 것은 결국 건강보험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동격서' 아니겠냐는 것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필요할때 갑자기 흡연률 낮추겠다고 담배값 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 않다고 본다"며 "하지만 그것만으로 과연 흡연률이 낮아졌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상급병원 쏠림현상이 본인부담금 인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몇차례 실험으로 밝혀진 일 아니냐"며 "또 한번 똑같은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은 결국 성동격서의 일환으로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대다수 관계자들은 현재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됐다는데는 동의하면서도 이번 조치가 그 해답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물론 경증환자들까지 3차병원에 몰리면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개원가와 중소병원들의 경영이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얘기"라며 "하지만 그것이 3차병원의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왜 그들이 중소병원과 개원가로 가지 않고 3차병원으로 오는지를 생각해보고 이를 바로잡아야지 무조건 돈만 올려서 물리적으로 이를 막겠다는 것은 1차원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면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오히려 환자들의 건강권에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본인부담금 인상 조치가 일부 환자를 감소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들중에는 정말 3차병원에 와야하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 중산층 이하의 환자들의 의료접근성만 해칠 수 있다는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인부담금이 계속해서 높아지면 3차병원에 와야할 환자들이 2차병원에 가게되고 이는 2차병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의료전달체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