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이 최근 6개월간 주식 시장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기간 동안 3000억원 내외의 시가총액이 증발해 버린 것.
반면 국산 계절독감 백신을 해외로 수출하는 등 호재가 겹친 녹십자는 시가총액이 1700억원 이상 크게 늘며 대조를 보였다.
<메디칼타임즈>가 코스피 상장 34개 제약사의 최근 6개월간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연초 10조7103억원으로 시작한 이들의 시총은 27일 종가 기준 9조9748억원으로 7355억원 줄었다.
34개사 중 21개사에서 시가총액이 줄었고, 평균 6.87% 감소했다.
시장형실거래가제, 쌍벌제 등 정부의 연이은 규제 정책에 제약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미약품은 연초 대비 시총이 3000억원 이상(3174억원) 증발하며, 감소액이 가장 컸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실적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 회사는 1분기에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전년동기대비 80% 안팎으로 크게 줄은 바 있다. 2분기 역시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 회사는 7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의 변화를 통해 하반기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지난 25일 한미의 주가는 전날보다 6000원 올랐다. 이 회사의 주식은 오는 29일부터 한달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LG생명과학도 연이은 악재에 고전했다.
유망신약 후보물질로 기대를 모았던 간질환치료제의 연구중단과 원가상승으로 인한 수출 부문 성장 둔화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연초 대비 2400억원(2454억원) 가량의 시총이 빠져나갔다.
유한양행(-1438억원)과 일양약품(-1339억원)도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 줄며 울상지었다.
반면 녹십자는 마지막에 크게 웃었다.
5월 말까지만 해도 연초 대비 1500억원 이상 시가총액이 줄었지만, 6월 대반전에 성공, 연초보다 오히려 1713억원이 많아졌다.
자체 개발 독감백신이 해외에 첫 수출됐고,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전망도 밝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동아제약도 연초 대비 872억원의 시가총액이 늘며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