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표적인 전공의 기피과목인 외과, 흉부외과 수가를 인상한지 7월 1일자로 1년을 맞았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수가 인상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수입 변화, 환자 쏠림현상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수가 인상에 따른 진료비 증가분이 당초 취지에 맞게 쓰여지고 있는지 점검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빅5만 수가 인상효과, 빈익빈 부익부 심화
(하)수입보존 급급한 원장…속 타는 임상교수
보건복지부가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7월부터 수가를 각각 30%, 100% 가산한 지 1년이 경과하면서 소위 ‘빅5’와 나머지 대학병원간 환자 쏠림, 진료수입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외과, 흉부외과 수가 인상 1년을 맞은 시점에서 의료기관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심평원에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2008년 7~12월과 2009년 7~12월 사이 진료실적 자료를 요청했다.
그러자 심평원은 2008년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하거나 2009년 상급종합병원에 새로 편입한 병원, 요양기호 변경 등으로 수가 인상 전후를 비교할 수 없는 병원을 제외한 38개 기관의 내원일수 및 진료비 심사결정분 자료를 최근 공개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38개 상급종합병원 외과의 총진료비는 2008년 하반기 3569억원에서 2009년 같은 기간 4163억원으로 16% 늘었다.
이중 서울의 빅5는 2008년 하반기 1610억원에서 2009년 하반기 1935억원으로 20% 증가한 반면 이들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상급종합병원은 1959억원에서 2231억원으로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내원일수 역시 빅5는 21% 증가했지만 나머지 3차병원은 11% 증가에 머물러 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에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3차병원의 진료비 증가액을 보면 차이가 더욱 확연하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은 2008년 하반기 556억원의 진료수입을 올렸는데, 수가 인상후인 2009년 하반기에는 677억원으로 무려 121억원 늘었다.
이 정도 수입 증가분은 웬만한 대학병원 외과의 1년치 진료수입을 상회한다.
수입증가액이 30억원 이상인 3차병원은 서울의 6개 대형병원이 독식했다.
하지만 이들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고 외과 진료비 수입이 10억원 이상 증가한 기관은 11개에 불과했고, 서울의 K병원은 수가 인상 이후 진료수입이 되레 2억원 감소하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수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1년 후 진료수입 증가액이 2억원 이하인 3차병원도 6개나 됐다.
흉부외과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외과보다 더 심각한 상태다.
같은 기간 3차병원 전체 흉부외과의 진료수입 변화를 보면 2008년 823억원에서 2009년 1030억원으로 25% 늘었다.
그러나 서울 빅5는 31% 증가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고, 나머지 3차병원은 20% 증가를 기록, 빅5와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수가 인상효과가 빅5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원일수 역시 빅5는 14% 늘었지만 나머지 3차병원은 5% 증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상급종합병원별 진료수입 역시 서울의 A병원 50억원, B병원 36억원, C병원 7억원, D병원 9억원, E병원 15억원, F병원 12억원으로 외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와 달리 서울 이외의 3차병원 중에서는 서울외지역에 있는 q병원만 진료수입이 10억원 이상 늘었다.
진료수입 증가액이 2억 이하이거나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3차병원도 전국적으로 17곳으로 50%에 육박했다.
외과와 흉부외과 수입 증가분을 합산하면 서울의 A병원 171억원을 포함해 상위 6개 병원이 45억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병원을 제외하면 19개 3차병원은 두 진료과 수입증가분을 합해도 10억원 이하였다. 2개 병원은 수가 인상후 수입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