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간의 품목 제휴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오리지널을 갖고 있지만 영업력이 약한 다국적사와 저성장 기조에 빠진 국내제약사들의 이해관계가 절묘히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독약품은 12일 한국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에 대한 국내 마케팅·영업제휴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릴리는 '시알리스'의 모든 병원 및 비뇨기과 의원에 대한 마케팅 및 영업활동을 전담하고, 한독은 비뇨기과를 제외한 일반의원을 맡기 위해서다.
한독은 올해 '시알리스' 외에도 굵직한 품목 제휴를 여러건 성사시켰다. 노바티스의 당뇨병복합제 '가브스메트', 릴리의 우울증치료제 '심발타'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도입신약'의 대명사 대웅제약도 '품목 제휴' 대열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 3월 베링거인겔하임의 대표 OTC 7품목에 대해 국내 영업 및 유통을 도맡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 베링거는 앞으로 전반적인 마케팅 전략만 진행한다.
이 회사는 화이자의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13'도 같이 팔고 있다.
동아제약-GSK, 녹십자-LG생명과학은 아예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맺어버렸다.
동아는 7월 말경부터 GSK의 대형품목 '헵세라'·'제픽스'(B형간염치료제), '아반디아'(당뇨병치료제), '아보다트'(전립선비대증치료제) 등 4품목을 자사의 의원급 유통채널을 통해 출시, 매출 증대를 꾀한다.
증권가는 4품목에 대한 단기적 효과로 동아가 얻을 이익을 500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회사는 지난 5월 제휴를 맺었다.
녹십자와 LG생명과학도 지난 4월 의약품 판매·유통을 비롯한 포괄적 업무 협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제휴를 통해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마케팅·판매·유통 협력과 물류배송 시스템 활용 등에 관한 전략적 업무 공동으로 진행한다.
단, 현재까지 어떤 품목을 공동으로 협력해 나갈지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국내 모 업계 관계자는 "품목 제휴 같은 경우, 제품이 커지면 다국적제약사들이 판권 회수 등의 방법을 통해 되가져가는 사례가 많았다"며 "국내제약사들은 당장의 외형성장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의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국내 모 업계 관계자도 "결국에는 다국적사 제품 시장점유율만 키워주는 꼴"이라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