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현장에서 PDA(개인휴대단말기)를 활용하는 일부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강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들은 "PDA 때문에 진짜 회사 관둔다", "한마디로 족쇄다"라며 한숨지었다.
제약사가 효율적인 영업관리를 위해 2000년 대 초반 도입했던 PDA가 영업사원들에게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경동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일부 회사들이 PDA를 사용중이다.
국내 중소 A사 모 영업사원은 "PDA는 효율적인 영업관리가 아닌 영업사원 이동경로를 감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이것 때문에 회사 관두기로 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 영업사원은 "하루에 20곳의 병의원과 약국을 지정해주는데, 사실상 그 근처가서 체크하는 게 대부분이지 원장 만나거나 약사 만나는 일은 손에 꼽는다"며 "비효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다른 영업사원은 상사가 자신의 PDA를 시도때도 없이 본인에게 맡기는 어려움도 호소했다.
그는 "상사가 개인적으로 일이 생기면 자주 자신의 PDA를 나한테 맡긴다"며 "하루에 지정된 병의원만 15곳이 넘는데, 상사 PDA까지 찍어주려면 30곳 가까이 돌아야된다"며 "한마디로 족쇄다 족쇄"라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PDA 활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국내 상위 B사 영업사원은 "우리회사도 과거에 PDA를 활용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자의든 타이든 자신의 거래처를 방문해야한다는 의무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전날 술을 많이 마셔 피곤하면 회사에 출근 도장 찍고 곧장 집으로 들어간다. 감시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감시 수단이 없어지길 바라겠지만, 회사 입장으로 보면 PDA 등을 통해 영업사원을 감시하는 것이 매출 증대 등을 꾀하는데 보다 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