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의 젊은 의사들이 모두 전공의 처우개선을 목놓아 외쳤지만 동료를 위해 일어선 잔다르크는 없었다.
이로 인해 전공의들의 가장 큰 축제인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선거는 입후보자가 전무한 상황을 맞았고 대전협의 대표성과 정치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7일 마감된 후보등록 마감결과 회장선거에 출마한 입후보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회장선거 일정을 조정하고 후보등록 일정을 재공고할 계획이다.
김재영 선관위장(아주대병원)은 "후보등록 마감시한까지 입후보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조만간 선관위원 회의를 열어 후보등록 재공고 일자를 비롯한 선거의 전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후보자 '0'라는 참담한 사태에 대해 대전협은 침묵하고 있다. 아직 선거가 진행중인 이상 공연한 구설수나 확대해석을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전협 이원용 회장은 "회장 선거 문제는 선관위에게 전권이 있다"며 "지원자가 없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선거에 대해 회장이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장선거에 단 한명도 입후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향후 대전협의 활동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회장 선거가 진행될때 마다 대표성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투표율이 50%를 넘는 예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몇년간은 의협회장 선거와 맞물리며 '소통령' 논란이 이는 등 진흙탕 싸움이 지속돼 대내외적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의협 회장 선거방식이 간선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전공의들의 정치력이 크게 약해진 상황.
결국 대표성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에서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갈 임무를 받을 회장선거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전협의 입장에서는 위기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지낸 의료계 인사는 "전공의들의 가장 큰 힘은 단결력인데 그러한 부분들이 약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러한 일들이 외부에 알려지면 대전협의 목소리가 힘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대전협이 회원 전공의들의 마음을 잡는데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회장선거가 무슨 의미냐는 것이다.
전공의협의회 이사를 지낸 한 인사는 "회원들의 무관심이 결국 후보자 전무사태로 불거진 것이 아니겠냐"며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인 만큼 이번 사건이 더욱 회원들에게 다가가는 대전협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