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올 상반기 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달콤한 반기 성적표를 손에 쥐며 최종적으로 웃었다.
13일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상장 39개사의 반기실적표를 분석해 본 결과, 이들은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같은 기간과 견줘 가각 9.3%, 31% 고성장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입에 달고다니던 힘들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업계별로는 녹십자가 단연 돋보였다.
이 회사는 신종플루 백신 등의 선전으로 올 상반기 매출액이 4474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588억원) 대비 무려 72.87% 급증했다.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마저 250억원 가량 제친 수치다.
영업이익은 더 뛰어났다. 유일하게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09년 331억원에서 올해는 1099억원으로 232.02% 증가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감백신의 해외수출과 혈액·백신제제 등 전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안전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며 "매출 원가율은 다소 상승했으나 효율적인 판관비 집행으로 영업이익 성장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종근당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와 견줘 각각 18.53%, 40.76% 증가한 것.
신규 제네릭인 코자 제네릭 '살로탄'(고혈압치료제), 가나톤 제네릭 '이토벨'(위장관운동촉진제) 등이 주요 성장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제일약품, 대원제약, 동국제약, 이연제약, 명문제약, 서울제약 등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한미약품, LG생명과학, 신일제약 등 일부 회사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