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비강내시경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 불법적인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원에 대해 법적 대응의 뜻을 내비치자 내시경 의료기기 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의사에 대한 초음파기기 판매로 의료계로부터 된서리를 맞은 GE 사태가 조만간 또 다시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의협은 20일 현대의료기기인 비강 내시경 장비의 한의원 사용 실태와 업체별 판매 대수 등을 이달 말까지 조사 후 이를 바탕으로 한의원 의료기기를 납품한 주요 업체에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도 한의사가 내시경 장비를 사용해 진단하는 것에 대해 한의학적 근거가 있는지 조사에 들어가 법적 대응을 위한 사전 준비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GE가 한의사에 초음파기기를 판매한 것을 두고 촉발된 불매운동처럼 불똥이 업체에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내시경 수입 업체도 발빠른 대응책 준비에 나서고 있다.
M 내시경 수입 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의사에 장비를 팔았다가 불매운동으로 된서리를 맞은 경쟁 업체를 보고 한의사에 판매는 안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이런 방침과 달리 대리점 차원에서는 판매가 이뤄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의사들의 내시경 구입 요청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구입 문의가 전체 중 10% 내외일 정도로 비중이 작아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한의사에 판매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의사 중에서 이비인후과 진료대나 검진용 장비를 구매하겠다는 문의와 수요가 꽤 있지만 판매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모 경쟁 업체에서는 계속 판매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M 수입업체 관계자도 불매운동 분위기를 들었다며, 현재 대리점 단위에서는 한의원에 내시경 장비를 팔고 있을지 몰라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한두푼이 아쉬운 대리점에서는 한의원에서 구입의사를 나타내면 판매하는 실정이지만 불매 운동에 들어가면 업체엔 타격이 크다"며 "대리점에 한의원에 판매 금지 조치와 판매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